비도 오는데 어디 데이트가지
고민하다가
현대 미술관을 갔다.
오랫만에 방문했는데
부산 비엔날레 전시 중이라
방문하는 사람도 많았다.
야외 전시로 카라반이 있었는데
협소하고 딱히 예술성을 느낄 것은 없었다.
2만원인데, 굳이 유료로 보고 싶지는 않아
무료 전시만 봤는데
볼 전시가 친절한 영자씨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하나라도 제대로 보자고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꿈보다 해몽일 수 있지만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저 구도에서 찍었을까?
무엇을 표현했을까? 를 계속 생각하다보니
예술성이 느껴지고, 여러 생각도 많아졌다.
현실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사고하게 하는 것도
예술의 이점이자 의의라고 생각한다.
평면 작품이나 형태가 정해진 작품만
주의 깊게 보고
영상물은 흔하기도 하고 바빠서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다.
이번에는 12분 정도 되는 작품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작품보다 더 긴 메이킹 필름(23분?) 도
끝까지 앉아서 봤다.
생각할 것이 많아 메모하면서
제대로 봤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담당자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사진도 찍어 두었다.
메모한 내용
- 작품을 촬영할 때 주변의 피해가 크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길을 막고, 우회하도록 한다.
저녁까지 밤까지 시끄럽게 소리를 낸다. 무슨 권리로??
- 짧은? 촬영이고 시간이 오래되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 촬영을 기억한다.
찰나이지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주민들에게 추억이 된다.
- 소금을 왜 뿌리나? 했는데, 이런 고통들과 피해 때문에
다시는 오지말라는 걸 표현하는 게 아닐까?
-> 메이킹 필름을 보니까 눈을 표현했던 당시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꿈보다 해몽이었다 ㅎㅎ
- 철저하게 그 공간을 이용함. 순간의 도구화이다.
- 나한테 중요하지만 타인은 신경쓰지 않는다. 배우는 몰입해서 연기를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그저 가십거리이자 구경거리일 뿐이다.
- 배우들의 연기로 일상 공간이 특별해진다. 예술성이 생기고 작품이 만들어진다.
- 작품을 보려고 의자에 앉음으로써 몰입이 된다.
특별한 순간이 만들어진다. 공간이 느껴지고 감각적이게 된다.
온도, 조명, 소음, 관중...
-영화 내용 자체도 나는 아주 비범하고 사연이 있지만
다른 사람은 별 관심도 없다. 한 번 구경하고 끝이다.
참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메이킹 필름을 보니 짧게 찍은 게 아니라
인터뷰를 위해 몇 년 전에도 와서 라포를 형성하고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는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까지 했었을까?
의도와 목적.